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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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가 있다.
나그네는 길 위에 있지 않는다.
다만 나그네의 발걸음이 길이 될
뿐이다.

나그네가 간다.
나그네는 그저 앞으로만 간다.
결코 되돌아가지 않는다.
설령 되돌아간다 한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나그네에게
시간은 의미 없다.
눈을 뜨면 앞으로 나아가고
멈추면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한다.

나그네에게
공간은 의미 없다.
어는 곳이든 앞으로 나아간다.
앞으로 나아가면
그 곳은 길이 된다.

나그네에게
소유는 의미 없다.
그저 보이는 대로
주어지는 대로
허락되는 대로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나그네가 있다.
나그네는 길 위에 있다.
그 길은 나그네의 마음속에 있다.

함현규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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